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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무게를 말할 때 보통 "20g대면 가볍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기준을 한 자릿수로 끌어내린 제품이 있습니다. 1.8g. 종이 몇 장 수준의 무게이고, 실제로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한 안경이기도 합니다.
핵심 요약
- 실루엣은 1964년 오스트리아에서 아네리제·아르놀트 슈미트 부부가 다섯 명의 직원, 디자이너 도라 데멜과 함께 설립했습니다.
- 1999년 출시된 티탄 미니멀 아트(TMA)는 나사와 힌지를 없앤 구조로 무게 1.8g을 구현했습니다.
- 2000년 우주 비행 적합 판정을 받은 뒤 NASA 임무 35회에 동행했고, 실제 우주 비행 시간은 1만 1,243시간에 이릅니다.
다섯 명으로 시작한 오스트리아 브랜드
이야기는 1964년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됩니다. 아네리제와 아르놀트 슈미트 부부는 직원 다섯 명, 디자이너 도라 데멜과 함께 실루엣이라는 브랜드를 세웠습니다(Silhouette Group — History & Milestones). 당시 안경이 의료 기구에 가깝던 시절, 이들은 안경을 패션 액세서리로 다루겠다는 방향을 잡았습니다.
브랜드의 성격을 결정지은 전환점은 1992년의 미니멀 아트입니다. 힌지가 없는 티타늄 무테라는 구조로, 이후 실루엣의 모든 설계 언어가 여기서 파생됩니다(Silhouette — Innovation: Titan Minimal Art). 지금도 오스트리아 자국 생산 체제를 유지한다는 점이 브랜드 정체성의 한 축입니다.
티탄 미니멀 아트: 무게를 지우는 설계
1999년 등장한 TMA는 세 가지를 제거해 무게를 만들었습니다.
| 제거한 것 | 대체 방식 | 얻은 결과 |
|---|---|---|
| 림(테두리) | 렌즈에 직접 마운트 | 시야 방해 없음, 무게 대폭 감소 |
| 나사 | 나사 없는 결합 구조 | 풀림·분실 없음, 정비 요소 축소 |
| 힌지(경첩) | 티타늄 자체의 탄성 이용 | 파손 지점 제거, 두께 최소화 |
무게 1.8g은 이 세 제거의 합계입니다. 힌지가 없다는 건 관절이 없다는 뜻이고, 대신 템플이 티타늄의 탄성으로 벌어졌다 돌아옵니다. 나사가 없으니 안경원에서 나사를 조일 일도, 잃어버릴 일도 없습니다.
성능 검증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2000년 우주 비행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우주비행사의 표준 아이웨어로 채택됐고, 이후 NASA 임무 35회에 동행했습니다. 누적 비행 시간은 1만 1,243시간으로 집계됩니다(Silhouette — Titan Minimal Art, The Icon in Space). 무중력 환경에서 안경이 떠오르거나 부품이 이탈하면 위험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사와 힌지를 없앤 설계가 왜 유리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25주년을 맞은 시점 기준으로 전 세계 착용자는 1,240만 명 규모로 소개됩니다(Silhouette Group — 25 Years of Titan Minimal Art).
무테의 대가: 알아야 할 한계
가볍고 존재감이 없다는 장점은 그대로 제약이기도 합니다.
- 렌즈 소재 제한: 무테는 렌즈에 직접 구멍을 뚫거나 홈을 내 고정하므로, 잘 깨지지 않는 소재(폴리카보네이트·트라이벡스 계열)가 권장됩니다.
- 두께가 드러남: 테가 가려 주지 않기 때문에 고도수에서는 렌즈 가장자리 두께가 그대로 보입니다.
- 가공 정밀도 의존: 마운트 위치가 0.5mm만 어긋나도 응력이 한쪽에 몰립니다. 매장의 가공 역량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 형태 복원: 힌지가 없으므로 무리하게 벌리면 원래 각도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맞을까
- 안경 자국·눌림이 싫고 종일 착용하는 사람.
- 마스크·헤드셋을 자주 쓰는 환경.
- 얼굴에서 안경의 존재감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취향.
- 반대로 강한 인상을 원하거나 활동 중 충격이 잦은 환경이라면 다른 선택이 낫습니다.
안경사 노트
- 무테 조립은 마운트 홀 위치와 부싱 상태가 전부입니다. 응력 균열은 대개 조립 직후가 아니라 몇 달 뒤에 드러나므로, 재방문 시 홀 주변을 확인하는 루틴을 두면 좋습니다.
- 힌지가 없는 구조는 '조정 폭이 좁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초기 피팅에서 템플 곡선을 정확히 잡아 두는 편이 이후 클레임을 줄입니다.
- 고도수 고객에게 무테를 권할 때는 가장자리 두께를 미리 시뮬레이션해 보여 줍니다. 완성 후 설명하면 만족도가 떨어집니다.
- 초경량 제품일수록 코받침 접촉 면적이 작아 자국이 남기 쉽습니다. 패드 종류와 각도를 함께 점검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1.8g이면 정말 안 느껴지나요? A. 프레임 자체는 그렇지만 최종 무게는 렌즈가 좌우합니다. 도수가 높으면 체감 무게가 올라갑니다.
Q. 나사가 없으면 수리가 어렵지 않나요? A. 나사 풀림 같은 잦은 고장 요소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구조가 특수해 손상 시에는 정식 취급점 수리가 필요합니다.
Q. 무테는 잘 부러진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A. 파손은 대부분 렌즈 마운트 부위의 응력에서 시작됩니다. 렌즈 소재 선택과 가공 정밀도가 관리되면 일상 사용에서는 충분히 견딥니다.
가벼움을 목표로 삼으면 결국 무엇을 없앨지의 문제가 됩니다. 무테를 고민하고 있다면 실물을 써 보고, 매장에 렌즈 소재와 마운트 방식을 함께 물어보세요.
